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35
마포포럼서 원희룡·오세훈·유승민 언급
“자연적으로 대권주자군이 형성될 것”
“지금 나오는 지지율은 별 의미 없어”
마포포럼서 원희룡·오세훈·유승민 언급
“자연적으로 대권주자군이 형성될 것”
“지금 나오는 지지율은 별 의미 없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10월 8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 포럼)\'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강의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국민의힘을 어떻게 하면 차기 재집권 가능한 정당으로 변모시키겠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지금까지 당의 모습을 바꾸려고 애써 왔고, 앞으로도 이게 지속적으로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로 이 정권의 실질적인 업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가려져 있기 때문에 거기 그것에 대한 판단이 애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우리 당 내부에 계신 분들이나 외부에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일반 국민이 과연 저 사람들이 집권 능력을 갖춘 것인가 굉장히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코로나 사태로 세계 각국의 모습 보면 각국 정부의 실적이 더이상 좋지도 않고 오히려 굉장히 나쁘게 생각하는 이런 사람들도 여론상 지지도를 보면 굉장히 높게 나타난다. 심지어 이태리에서도 정부 지지도가 과거에는 형편없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굉장히 높은 현상이다. 각 지도자들이 70퍼센트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도 비슷한 모습 아닌가 생각한다. 일반 국민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굉장히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다. 믿을 곳이라고는 정부 밖에 없다 해서 정부나 지도자 지지도가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여당은 그런 측면을 강조하는 것 같고, 야당은 굉장히 초조한 모습을 보인다. 제가 보기엔 이런 사태가 그렇게 장기적으로 지속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진행하는 변화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면 국민이 다시 한 번 국민의힘을 믿을 수 있겠다 하는 시점이 오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022년 3월 9일까지는 그러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속에서 당을 어떻게 변모시킬까 계속 노력하는 상황이다.
-안에서 대선주자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했나? =대권주자는 앞으로 대권에 관심이 계신 당내 분들이 차례차례 나타날 것이다. 원희룡, 유승민, 오세훈 차기 대권에 대한 포부를 발표했는데 자연적으로 대권주자군이 형성되지 않을까. -김무성 전 대표가 마무리 발언으로 현역 의원을 재보선 후보로 내지 말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는데? =아직은 시장 후보가 누가 될지 모른다. 현역 의원이 나가면 국회의원 선거를 새로 해야 하니까 새로운 인물이 나오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미스터 트롯 방식은 형태를 그렇게 빌리는 것이지 꼭 그 방식대로 할 수는 없다. 노래는 노래만 잘 하면 되니까 중간에 심판하는 사람들이 이 사람이 잘 한다고 해서 뽑고 뽑고 해서 올라가는 게 미스터 트롯이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심판자를 뽑을 수 없다. 서울시장 후보 되려면 각 구별로 쫓아 다니면서 시장 출마할 사람들이 전부 다 거기에 대해 토론하고 그 다음에 선출 과정에서 시민들이 선출권을 갖고 선출하게 하면 거기서 당선되는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것이다. -안에서 안철수 대표에 대해 언급했다는데? =나한테 자꾸 우리당에 소속되지 않는 사람에 대해 묻지 말라. -김무성 전 대표가 부산시장에 나온다는 보도가 있었다. =나한테 물으면 뭐하나. 본인한테 물어야지. 우리 김무성 대표가 부산시장 나갈지 모르겠다. 나는 그 말에 대해 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런 욕심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 재보선 경선 룰 세팅은 언제부터 하나? =내주 월요일에 경선준비대책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다. -차기 대선 후보들이 점점 출마의 뜻을 밝힐 것이라고 했는데, 사전에 만나서 교감하거나 설명을 들은 사람이 있나? =한 사람씩 점점 차기 대선 후보가 나타날 것이다. -사전에 만나서 교감하거나 설명을 들었나? =내가 보기에 내주에 원희룡 씨가 이야기 한다니까 그때 여기서 대권 후보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무엇을 갖고 대권 후보 되겠다는 것인지 발표할 것 아닌가. 그럼 대권후보 되는 것이다. -원희룡 오세훈 유승민 등은 지지율이 높지 않은데? =지금 나오는 지지율 별 의미 없다. 과거에 우리가 선거를 경험해봐도 초기에 지지율 높은 사람이 대통령 된 것 아니잖나.
“문제는 내가 대통령 돼서 대한민국을 잘 이끌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모든 선거는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본인이 나서야 한다. 다들 눈치 보며 안 나서고 있다. 그걸 좀 촉발시키기 위해 우리가 10월부터 매주 세미나를 연다. 오늘은 김종인 위원장을 모셔서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 굉장히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 회원 중에도 호불호가 많이 갈렸는데 경륜이 높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상당히 신뢰가 많이 갔다. 그 다음엔 스케줄을 맞춰서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시장까지 확정됐다. 그 다음엔 유승민 전 대표를 모시려고 했는데 일정이 있다고 해서 조정중이다. 안 되면 11월 첫째 주에 한다. 당내 대권주자 먼저 하고 그 다음에는 어차피 우리와 같이 가야 할 사람들, 홍준표 같은 분도 모시고, 그 다음에는 이름 이야기 안 해도 알겠지만 본인이 뜻을 갖고 계신 분들, 그중에는 안철수 대표한테도 교섭할 생각이다.”
“이 상황에서 야당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당 간판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수선하는 운동장 확장에 열심이다. ‘강남 좌파’가 현 정권의 위선(僞善)을 상징한다면 ‘강남 우파’는 현재 야당의 고립을 대표하는 단어다. 운동장 확장 없이는 정권을 되찾기 어렵다. 그러나 ‘4번 타자’ 없는 구단(球團)이 운동장 넓혀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가. 골 결정력을 가진 공격수가 없는 축구단은 승리할 수 없다. 대통령·서울·부산 시장 후보를 찾아야 한다. 희망은 절망의 끝에서 자란다.”
3월 출판 회고록에서 대통령제 폐지 주장 “인간이란 원래 저렇게 우둔한 존재인가” “제왕적 대통령제 바꿔야 대한민국 산다” “50년 정치 인생을 통틀어 말하는 대답”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현장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촛불시위를 계속한 국민의 분노가 동력이었지만, 민주당이 제1당이 되어 국회의장까지 맡은 정치역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박근혜가 탄핵받아 마땅한 행위를 하긴 했으나, 언제까지 우리나라 정치는 이런 참담하고 부끄러운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걸까, 착잡한 회의감마저 느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이른바 ‘장미 대선’에 나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때 내 나이가 이미 팔십 가까이 되었다. 권력에 대한 욕심 같은 것을 부릴 만한 나이가 아니다. 임기가 보장된 국회의원 자리마저 내려놓고 그렇게 나선 것은 더 이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마지막 사명과 책임감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사람’의 문제로 삼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많은 일을 ‘사람의 책임’으로 되돌리는데 굉장히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급발진하고, 미끄러지고 전복되고, 화재가 발생하는 차량을 두고 언제까지 그것을 운전자의 잘못이라고만 말할 건가. 그것은 분명 차량의 결함이다. 결함도 보통 결함이 아니라 심각한 결함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리숙한 정치인들은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고집만 부리고 있다. 특히 ‘이번엔 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정치인은 절대로 시스템을 고치려 들지 않는다. 속된 말로 ’나까지는 해먹겠다‘는 식으로 버틴다. 그러한 고집과 욕심 앞에 나의 노력은 허망하게 실패했다. 누군가 대통령이 되면 그 세력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박근혜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또 되풀이될 것이다. 지금껏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멀쩡하게 임기를 마치거나 퇴임 후가 편안했던 대통령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던가. 모두가 쫓겨나거나, 총에 맞아 죽거나, 가족과 측근의 비리 때문에 망신을 당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수사기관과 법정에 불려가거나, 감옥에 가거나···. 영원한 권력이란 없는 법이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재임하고 있는 대통령도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편안하게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그런 대통령 자리가 뭐가 그리 좋다고 오늘도 너도나도 대통령을 해보겠다고 손을 번쩍 치켜든다. 몇 년의 임기 동안 집중되는 권력의 달콤함이 너무도 좋은 탓이다. 타서 죽을지도 모르는 불빛이 좋다고 달려드는 불나비 같은 정치다. 그러한 순간적인 달콤함과 화려함을 쟁취하기 위해 한국의 정치인들은 ‘대통령 중심제’라는 낡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결코 하지 않는다. 물러나면 끝장이라는 태도로 언제나 극렬한 대치를 계속하는 중이다. 오직 그런 점에 있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여야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어 있다. 노태우 정부가 임기를 마치고 이른바 문민정부가 들어선지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대통령이 6번 바뀌었다. 보수 정권 15년, 진보 정권 15년. 그 30년 동안 우리나라에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무엇이 있는가. 그저 과거에 만들어놓은 기반을 밑천 삼아 보관하고 관리하며 소비하는 수준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제반 불합리와 부조리는 많은 부분 정치에서 비롯됐다고 다들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겉으로는 혁신을 말하면서도, 현 상태를 유지 관리하는 ‘지속적 혁신(Continuous innovation)’ 수준에만 머물지 시스템의 근본을 바꾸는 ‘파괴적 혁신(Distructive innovation)’은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다. 아니 꿈도 꾸지 않는다. 30년간 계속된 정치적 요지부동이다. 이렇듯 불안정한 지속이 언제까지 가능할 것이라 믿는가. 나는 현직에 있을 때 “지금 일하면 성과는 몇 년 후에 나온다”고 항상 강조했다. 하지만 오늘까지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당장 성과가 보이는 일에 집착하고 인기 위주의 정책에만 편승한다. 그것은 비단 정치인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 시스템의 성격 자체가 몇 년 후에 성과가 나오는 기다림을 참지 못하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모든 정책이 뒤집어지고 무에서 다시 시작하다시피 하는 나라에서 무슨 정책의 연속성이 있겠으며, 늘 여야가 치열한 대치를 계속하면서 한 번의 성과와 실수로 모든 것을 얻거나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신 있는 정책이 가능하겠는가. 지속을 위한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에도 창조적 파괴,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산다. 50년 정치인생을 통틀어 말하는 대답이다. 막스 베버는 정치인의 자질로 세 가지를 꼽았다. 열정, 책임, 안목(균형감각). 내가 보건대 우리나라 정치인 가운데 열정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 안목이 있는 사람은 정말 찾기 어렵다. 안목이 없으니 측근에게만 기대어 정치를 하려 드는데, 권력의 측근이란 가장 빨리 부패하기 마련이다. 정치인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그러한 자질이 필요하지 않을까. 열정과 책임, 그리고 안목. 생업을 접어두고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뛰어나가는 우리 국민의 열정은 세계 제일에 가깝다. 그렇다면 자꾸 되풀이되는 정치의 비극에 국민의 책임은 과연 없는 것일까? ‘대통령을 잘 뽑으면 된다’는 책임과 안목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국민의 의식과 판단에도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각성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 정치,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현실에서 나의 노력은 실패했고 중단되었지만 현명한 국민의 힘으로 언젠가 ‘근본’이 바뀌는 날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뼈아픈 역사의 기회비용은 이제 그만 치르고 변혁의 그날이 빨리 오게 되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 16세는 단두대에 오르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한다. “나는 10년 전에 이미 오늘과 같은 사태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다.”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들 무슨 소용 있을까. 그런 사태가 벌어져 버렸는데···. 사람의 인생을 돌아보아도 그렇고, 정치, 경제, 사회, 거창하게 역사를 살펴보아도 그렇다.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은 누구든 가슴에 품고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어렵다. 준비에 게으르고 되돌아 후회하는 일은 그렇다 치자. 문제는 그렇게 잘못을 겪고도 똑같은 잘못을 자꾸 되풀이한다는 사실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고 병법서에서도 위로하고 있지만, 그런 실수를 자꾸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한다면 그건 상사(常事, 흔한 일)로 그칠 일이 아니라 고쳐야 할 병폐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반세기 한국 정치를 현장에서 바라본 내 소감도 그렇다. 그동안 내가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반복’이다. 1960년대에 이미 겪은 일을 2000년대에 다시 겪는 기시감을 느꼈던 적이 한두 번 아니다. 공명심에 사로잡혀 어설픈 정책을 내놓았다가 정권을 잃고도, 뒤이어 정권을 잡은 집단이 똑같은 유형의 잘못을 똑같이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란 원래 저렇게 우둔한 존재인가, 안타까움에 현기증을 느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4·15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그냥 무너지도록 내버려 두는 게 옳았다. 미래통합당이 무너져야 그 폐허 위에 보수 야당을 재건할 수 있었다. 그게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은 항생제로 환자를 살리겠다고 지금 저러고 있다. 잘 될까? 나는 어렵다고 본다. 항생제 투여로 연명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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