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순천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순천을 다녀간 60대 남성 확진자 A씨와, A씨에 대한 관리를 부실하게 한 부산시 북구청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다.
행정기관인 지자체가 다른 지자체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경우는 이번이 국내 최초라는 것이 순천시의 설명이다.
이같은 시의 결정의 배경은 크게 3가지로 부산 확진자의 자가격리 수칙 미준수와 부산 북구청 보건소의 안일한 격리자 관리, 코로나에 민감한 순천시민의 여론에서 찾을 수 있다.순천시가 파악한 부산 확진자의 동선을 보면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A씨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순천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그 보다 앞서 지난 6일 부산의 한 식당에서 부산 362번 확진자와 같은 동선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11일이나 지난 17일 부산시 북구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자로 통보받았다.
하지만 A씨는 통보를 받기 하루 전날인 16일 순천으로 이동해 가족의 장례식이 치러진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3일 동안 머물렀고, 다수의 접촉자가 발생했다.
순천시는 A씨가 지난 17일 자가격리대상자로 통보받은 즉시 격리수칙을 준수했어야 했다며 A씨의 행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3일이나 병원에서 머물렀다는 소식과 함께 동선이 겹치는 분들의 진단검사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나가며 시민들이 많이 놀랐고,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고 전했다.
◇ 부산 북구청 보건소의 안일한 격리자 관리
부산 북구 보건소의 허술한 자가격리자 관리도 순천시의 원망을 샀다.
부산 북구 보건소는 A씨에게 자가격리 통보를 할 당시 대상자가 순천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순천보건소에 통보해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시 통보만 해줬더라도 순천시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을 것이고 더 큰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또 순천시는 부산 북구 보건소가 통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A씨에게 하루에 두 번 전화로 체크를 해야 하는 자가격리자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순천시에서는 보건소를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하면서 밀접촉자는 물론 해당 장례식장에 같은 시간대 동선이 겹치는 200여명의 검체 채취를 해 분석하는 등 물질적·정신적인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앞서 지난 8월4일 순천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순천4번 확진자도 부산에서 자가격리 이관 통보가 누락돼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던 적이 있다.
◇ 코로나 공포 경험한 순천시민들…재난문자에 ‘화들짝’
순천시는 21일 A씨와 접촉한 179명을 파악해 모두 음성인 것을 확인했고, 22일에도 추가로 12명의 접촉자를 확인해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순천시는 시민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다소 안도하는 상황이지만 언제 어디서 감염자가 발생할 지 몰라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는 한달전 순천시의 코로나 확산 사태의 영향이다. 순천에서는 지난달 19일 순천5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열흘동안 6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지역에 공포감이 팽배했고 지역 경제는 꽁꽁 얼어붙었다.
시는 확산하는 코로나의 기세를 꺾기위해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했고, 시민들의 시의 정책에 적극 협조 하며 지난달 29일부터는 신규동선의 확진자는 나오지 않으며 확산세가 진정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들려온 자가격리 수칙 위반과 부실한 관리 소식은 아직 ‘코로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민들의 분노를 자극했고, 시민들의 강경한 여론을 접한 순천시도 적극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순천시는 “사태가 수습되는 즉시 부산시 북구청과 A씨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구상권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각종 비용 추계 등을 위한 물리적 시간과 절차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종 청구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행정행위가 단순히 처벌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권 청구는 지자체간의 정보공유와 협력을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촘촘한 방역만을 구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순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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